인지란 정보를 획득하고, 파지 하며, 활용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심리학자들은 인지를 연구함으로써 인간이 지각에서 기억 및 문제해결에 이르는 일상의 지적 활동을 어떻게 수행하는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교육을 개선하고, 사고장애를 치료하기도 합니다.
1. 인지혁명
1950년대 들어서면서 나타난 새로운 언어학 이론, 정보이론과 컴퓨터는 인지 혁명이라고 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심리학에 가져다주었습니다. Chimsky는 인가 언어의 다양하면서도 체계적인 측면이 행동주의 이론으로는 설명될 수 없으며 본질적으로 내적 문법의 존재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여 언어에 대한 인지적 분석을 제공해 주었고, 정보이론관 컴퓨터는 마음과 두뇌의 작용을 컴퓨터에 비요하면 더 잘 이해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예를 들어 사람과 컴퓨터는 환경에서 정보를 획득, 저장하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인출합니다. 또한 정보처리의 양에 제한이 있으며, 새로운 정보를 변형시킬 수도 있습니다
컴퓨터의 청보처리과정을 인간의 인지과정에 배유한 정보처리이론의 등장으로 심리학자들은 내성법 대신 좀 더 객관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사고과정을 연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연구자들은 인지과제의 여러 측면을 조작하고 나서 객관적으로 측정될 수 있는 피험자의 반응시간, 정확성, 오류 등을 관찰하였습니다. Newell과 Simon 같은 연구자들은 내성법을 수정해서 피험자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동안 크게 말하면서 생각하도록 요구하여 피험자들의 사고과정을 녹음하기도 하였고, 뇌세포에서 유발된 전위와 같은 전기적 기록을 사용해서 정신과정을 생리적 지표로 관찰한 연구자도 있었습니다.
정보처리이론에서는 인간과 인간의 활동을 생물적, 진화적 연관성의 관점으로 설명하거나, 프로이트처럼 억압된 무의식적 충동의 이론으로 설명하거나, 행동주의처럼 강화된 행동과 자극 간의 연결고리로 설명하려는 것아 아니라 인간을 지적인 특성을 가진 유기체로 봅니다. 즉 끊임없이 자극을 제공하는 환경에 능동적으로 적응하여 각종 의미정보를 파악, 획득, 저장하고 활용하는 인간의 지적 과정을 이해함으로써 마음의 본질과 활동의 산물들을 설명할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2. 인지과학
심리학자들이 이런 변화를 겪는 동안, 여러 분야의 연구자들이 사고의 본질에 흥미를 갖고 인간 인지와 컴퓨터 사고를 공동으로 연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결과 '인지과학'이라는 학제 간 분야가 급격한 성장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인지과학은 어떤 학문일까요?
첫째, 인지과학은 심리학, 철학, 언어학, 인류학, 신경과학, 인공지능 등 여섯 개 학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분야 간 공동연구를 전제하고 있습니다.
둘째, 마음의 기능 중에서 인지의 연구에 주된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인지의 문제를 정보처리적 관점에서 접근합니다. 마음은 정보처리가 이루어지는 체계이고, 인지과정은 정보처리과정입니다. 정보처리라는 점에서 인간의 마음과 컴퓨터는 동일안 추상적 원리를 구현하는 체계로서 유추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지과학에서 는 마음을 기초체계로 보고, 인간의 인지활동은 기호와 같은 정신표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지과학의 목표는 마음의 작용을 설명할 수 있는 계산이론을 정립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인지과학에서 심리학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인지심리학자들은 주의, 기억, 형태지각, 언어이해, 문제해결, 추리, 개념적 사고, 행위와 기술 등의 심리과정을 연구하며 정보처리적 개념 및 이론을 발전시켰고, 경험적 자료와 모수치를 획들하고 이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도입하여 인지과정에 대한 검증가능한 모델들을 제시하였습니다. 즉 인지심리학은 인지과학의 주요 연구문제가 무엇이며, 이들이 구체적, 경험적으로 어떻게 연구될 수 있으며, 인공지능학 등에서 이를 어떻게 형식화할 수 있는가에 대한 개념적, 경험적 요소를 제시하였습니다.
3. 컴퓨터와 사고
정보처리적 인지심리학자들은 인간의 마음을 컴퓨터에 유추하여 인간의 심리적 과정을 모형화하는데 데 관심을 기울였고, 따라서 점차 컴퓨터로 인가 사고과정을 시뮬레이션하려는 인공지능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인공지능에 대한 전총적인 접근방법은 한 번에 한 장소에서 계열적으로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컴퓨터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컴퓨터 마이크로 회로 내의 전달속도는 인간의 신경충동속도보다 수천만 배 이상 빠릅니다. 따라서 인간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분야, 예컨대 아주 많은 수치자료를 처리한다든가, 자세한 정보를 인출한다든가, 특정한 규칙을 사용해서 의사결정하는 분야에서 컴퓨터는 필수적인 역할을 맡아왔습니다. 그러나 가장 세련된 컴퓨터조차도 얼굴 재인, 개와 고양이의 구별, '배'라는 단어가 먹는 과일을 뜻하는지 무위에 떠다니는 선박을 의미하는지 혹은 사람의 신체 일부를 지칭하는 것인지를 알아내는 일과 같은 인간 정신능력의 지극히 일상적인 행위조차 제대로 흉내내기가 힘든 실정입니다.
전통적인 인공지능에 대한 열정이 식게 되면서 인간 두뇌를 유추하여 심리적 과정을 모형화하려고 하는 연결주의 접근방식이 대두되었습니다. 연결주의는 인간의 마음이 동시에 여러 정보들을 함께 처리하는 병렬적 처리체계라고 간주하기 때문에 병렬분산처리 모델이라고도 합니다.
연결주의적 입장에서 제안된 신경망 모델은 두뇌의 신경과학적 연구에 기초하고 있으며, 마디간 상호연결이 강화되거나 약화되는 경험을 통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병렬처리와 더불어 이런 특징은 신경망 컴퓨터로 하여금 특정 모양, 소리, 냄새를 재인하도록 학습할 수 있게 해 주는데, 이는 일반 컴퓨터에서는 지극히 구현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그리고 신경망 체계의 일부가 손상되어도 전통적 컴퓨터 모델체계처럼 급격히 와해되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무너지기 때문에, 체계의 일부 단위나 연결이 손상되어도 큰 무리 없이 자극상황을 처리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신경망 시스템은 신경과학자들에게 살아 있는 신경체계가 감각과 기억을 처리하는 과정에 대한 모델을 검증할 새로운 방법을 제공해 줍니다. 그리고 컴퓨터과학자들에게 뇌의 사고능력을 흉내 내는 과정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해 줍니다. 병렬분산처리 모델은 문제해결, 창의성과 같은 상징적 사고보다는 추상적인 기호를 포함하지 않는 지각의 모델로서 더 적합한 것 같습니다.
컴퓨터는 특정 유형의 문제를 인간에 비해 매우 빠르고 정확하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실수를 통해 학습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될 수도 있고 스스로 학습하도록 프로그램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컴퓨터가 생각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컴퓨터가 생가할 수 있는가를 결정하는 한 가지 준거는 질문에 대한 인간의 답과 컴퓨터의 답을 비교하는 것입니다. 영국의 수학자인 Tyring이 제안한 '튜링검사'에 따르면, 만약 관찰자가 프로그램된 기계의 답과 인간의 답을 구별할 수 없다면 기계가 생각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적절히 프로그램된 컴퓨터가 단순히 사고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사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Dreyfus는 생물학, 심리학, 인식론 밍 존재론의 네 가지 측면에서 컴퓨터의 사고가능성을 비판하였고, Searle는 중국어 방이라는 비유를 통하여 튜링검사를 통과한 기계라고 할지라도 실제로 인간의 지능과 흡사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태풍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했다고 해서 사람들을 비에 흠뻑 젖도록 할 수 없고, 위가 음식을 소화하는 과정을 시뮬레이션한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음식을 소화시킬 수 없는 것처럼 마음의 인지능력을 시뮬레이션한 프로그램이 마음처럼 인지능력을 가질 수는 없습니다. 즉 컴퓨터가 '3+5=8'을 사람처럼 계산할 수 있지만 사람과는 달리 8의 의미를 알지는 못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세상을 이해하고 상호작용하는데 필요한 인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우리 모두가 좀 더 이해하고, 더 나은 자신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
'심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리는 사실들은 연결하고 가설을 세우며 증거를 분석하여 진실을 밝힌다 (0) | 2024.04.15 |
---|---|
사고 : 정보를 처리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신 활동 과정 (0) | 2024.04.14 |
중다기억체계와 기억향상법 (0) | 2024.04.09 |
기억의 생리학 : 뇌가 정보를 인코딩, 저장, 검색하는 생물학적 과정 (0) | 2024.04.08 |
망각 : 우리 뇌의 정보처리 과정의 필수적이고 자연스러운 현상 (0) | 2024.04.08 |